나를 향한 축복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축복
기윤실 교사모임으로 나를 인도해 주셨던, 내가 고2 시절의 생명과학 I(그때 당시에는 '생물 I') 선생님과 함께 승용차로 용인의 수련회장으로 이동했다. 가는 고속도로 오른편에 '우리들 교회'를 보았다. 큰 교회였지만 이름은 처음 들었다. 그냥 '큰 교회겠이겠거니' 싶어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에 정면에 펄럭이는 현수막의 문구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나보다 옳습니다.'가 적혀있었다. 현수막 속의 '당신'은 하나님을 지칭할 것이다. 그런데 현수막을 읽는 그 순간에는 '당신'이 '내 앞의 임의의 사람'으로 여겨졌다. "너가 어떠한 말을 하든 상관없이, 당신의 이야기가 나의 생각보다 더 나아. 네가 나보다 더 나아."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논리, 혹은 신학적 담론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할 순간에도 '네가 나보다 옳아.'라는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보다 너를 낫게 여기고자 하는 그 마음만큼은 순수하게 전해져 왔다. "너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해."라고 고백하던 세례 요한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떠오르며, 감사한 마음으로 수련회장에 도착했던 첫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둘쨋날은 야곱의 귀향이 주 텍스트였다.
귀향은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공감을 일으킬만한 주제다. 교과서에서는 아직도 유치환의 시 「깃발」을 배운다. 시 「깃발」에서는 어떠한 국가도 온전한 본향이 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구약의 이야기는 첫 인간부터 계속해서 추방의 역사가 이어진다. 아담과 하와의 에덴동산으로부터의 추방, 동생을 죽인 가인이 그 부모님으로부터의 추방, 아버지와 형을 배신한 야곱의 형으로부터의 추방, 요셉의 장자권 경쟁으로부터의 추방, 나아가 자신들의 죄로 인한 이스라엘의 바벨론으로부터의 추방까지 구약의 시작부터 마치는 시기까지 계속해서 추방의 역사가 이어진다. 그 추방의 원인은 모두 죄 된 본성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의 삶에서 볼 수 있듯, 추방은 자신이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내린 이상, 결국은 본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아담의 근원적인 추방을 제외하고, 위에 언급된 많은 추방들 중에서 본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경우는 오직 가인 한 명 뿐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어제 다루었다.) 결국, 쫓아냄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훈련시키시는 하나의 과정이겠다. 따라서 본향을 떠나 다른 터전으로의 옮겨짐을 경험할 때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삶을 180도 전환시키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스라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뒤 노예의 삶을 보내는 동안 스스로의 죄를 반추하고 돌이키는 과정을 겪었다. 이후 이스라엘로 돌아온 뒤 우상숭배를 온전히 멈추고 오롯이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게 되었다. 신명기의 사관을 바탕으로 구약의 말씀이 재정립되는 계기를 가졌다. 요셉 또한 노예로의 시간들을 보내며 섬기는 삶을 배울 수 있었다. 야곱도 삼촌인 라반의 집에 가서 스스로의 삶을 돌이키게 되는 성장의 시기를 지나게 된다. (야곱이 이 시간들을 통해 온전히 배웠을까? 여전히 물음은 남는다.) 그러니 우리도 영적인 추방을 경험했다고 느끼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쭤보는 시간들을 가지면 좋겠다. 영적인 추방의 사례로는 죄 한가운데 있음을 느끼거나, 혹은 세상에서 빛의 역할을 행하고 있지 않음을 느끼거나, 다양한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등, 다양한 경우가 있겠다. (개연성이 있으나 필연적이지는 않다. 모든 정서적 어려움이 영적인 추방이 될 수는 없다.)
야곱은 그렇게 밧단아람, 삼촌이 머무르는 라반 땅에서 삶을 전환하게 되는 세 가지 배움의 시기를 보낸다.
1. 속이는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고통을 주는지 깨닫는 것.
야곱은 한 수 위의 사기꾼 라반을 대하며, 이웃을 속이는 것이 얼마나 나쁜 행동인지 직접 경험하게 된다. 둘째 딸과의 결혼을 약속하고 7년의 목축업을 계약했는데, 둘째 딸이 아니라 첫째 딸을 결혼시킨다. 그리고 이어서 둘째 딸과 결혼을 하고, 다시 7년의 계약 연장을 강제한다. 족장시대 아브라함과 이삭은 한 명의 아내를 맞이하였다. 야곱은 아내가 둘이 되는 첫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이를 통해 자녀들간의 다툼이 극대화되어 또 다른 가정 내 불화를 맞이하게 된다. 한 번의 작다고 여기는 선택이 대단히 큰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이삭으로부터의 축복을 훔치는 것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경험했다. 이외에도 삼촌인 라반은 계약한 임금을 10번이나 바꾸면서 어떻게든 수입을 정당하게 배분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사람을 속이는 것이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야곱은 삶으로 배웠다. 그런데, 결국 야곱은 라반을 속이고 라반으로부터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사기꾼 중의 사기꾼을 또 속였다. (계속해서 의문이 남는다. 과연, 야곱은 20년의 시간 동안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온전히 배운 게 맞을까?)
2. 레아 VS 라헬 간의 자녀 경쟁을 비추며, 야곱 삶의 전반에 드러나는 경쟁으로부터의 해방.
두 명의 아내를 맞아들임으로 창세기 29, 30장에서는 레아와 라헬이 경쟁적으로 자녀를 갖는다. 경쟁 관계 속에서 태어난 아들들의 이름을 듣다보면 조금은 당황스러운 부분들이 많다. 12명의 이름을 태어난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레아 : 보라! 아들이다 / 들으심 / 연합 / 찬양.
라헬의 시녀 : 변호하다 / 이겼다!
레아의 시녀 : 복되다 / 나는 기쁘다.
다시 레아 : 값 / 존중
드디어 라헬 : 하나 더 / 고통&슬픔(베노니)
야곱의 삶을 하나의 단어로만 요약하면 '경쟁'이라는 단어가 남겠다. 부모님 아래에서는 형 에서로부터 장자권을 빼앗아오기 위해 애썼다. 아버지의 축복을 모두 받았지만, 결국 쫓겨나게 되고 이어서는 두 명의 아내에게 그 경쟁이 전가된다. 형과의 경쟁으로 결국 형제 관계는 모두 깨어졌고, 두 아내의 경쟁은 열 두 아들들의 질투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극한의 경쟁은 서로의 마음을 깰 뿐이라는 것을 야곱에게 가르치고자 하셨다. 그리고 우리도 이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역시나 20년의 시간 동안, 야곱은 경쟁을 해소해내지는 못했다.)
3.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돌보신다는 사실.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건강한 양에게서 점 있는 것이 나올 것을 말씀하셨다. 그럼에도 야곱은 나뭇가지의 껍질을 벗겨 쳐다보게 하는 수상한 방법들을 활용한다. 어차피 하나님이 직접 야곱을 위한 소유들을 준비하고 계시는데, 야곱은 그 인도하심을 믿지 못하고 자신만의 애를 써서 어떻게든 삼촌의 것을 빼앗으려 한다. 20년의 배움의 시간 동안, 야곱은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는 듯하다.
하지만 이 20년의 삶을 돌아보며 야곱은 이 추방의 시간이 고통으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소유가 적던 라반이 야곱이 도착함과 동시에 자산이 불어난다. 함께하면 식구가 늘고 입이 늘어 자산의 증식이 적어야만 할텐데, 하나님을 믿지 않던 라반도 그 변화를 눈치챌 정도로 밧단아람에서의 하나님의 축복은 넘친다. 배움과 추방의 시간도 결국은 은혜와 복의 시간들이었다.
만일 야곱이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길 것'에 매여 형제끼리의 다툼을 만드는 대신 은혜 속에 거하였다면 어떠하였을까. 경쟁심 대신 은혜를 기반으로 한 삶을 살아내었다면 어떠하였을까.
적어도 가인은 은혜를 기반으로 한 삶을 살아내지 않았다. 아벨의 소재를 묻는 하나님의 질문에 오히려 가인은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라는 반문을 한다. 여기서 모티프를 얻어 오바마는 2004년 '나는 내 형제를 지키는 자입니다.'라는 찬조연설을 하게 된다. (오바마의 신앙고백이 개신교인지 아닌지 논란이 많지만, 일단 개신교의 국가에서의 공식 연설이니까 지금은 오바마의 신앙을 논하지는 말자.)
If there’s a child on the south side of Chicago who can’t read, that matters to me, even if it’s not my child. If there’s a senior citizen somewhere who can’t pay for their prescription drugs and having to choose between medicine and the rent, that makes my life poorer, even if it’s not my grandparent. If there’s an Arab-American family being rounded up without benefit of an attorney or due process, that threatens my civil liberties.
It is that fundamental belief — it is that fundamental belief — I am my brother’s keeper, I am my sisters’ keeper — that makes this country work. It’s what allows us to pursue our individual dreams, yet still come together as a one American family: “E pluribus unum,” out of many, one.
Barack Obama. (2004). 『Speech at 2004 DNC Convention』. C-SPAN
오바마 전 대통령의 '나는 나의 형제자매를 지키는 자입니다.'라는 표현은 많은 국민들에게 무척 큰 인상을 남겼다. 마찬가지로, 야곱은 그의 형인 에서를 지키는 자로 살았어야 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야곱을 제사장으로 부르셨고, 그 직분에 적합한 삶이었다. 그렇게 야곱은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복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살았어야 했다.
실제로 야곱은 그의 영성이 충분히 다다랐을 시점부터는 타인을 축복했다. 이집트로 내려가서는 파라오를 축복한다. 이후 열 두명의 아들에게 축복하고 야곱은 삶을 마친다. 야곱이 전하는 축복은 모두 이루어진다. 이삭이 야곱에게 했던 축복과는 많이 다르다. 이삭의 삶에 비해 야곱은 더욱더 신령한 자였다. 그리스도인들의 삶도 이렇듯 자신만을 위한 축복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축복을 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20년의 밧단아람의 시간들이 야곱을 온전히 배우는 시간이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야곱이 본향으로 돌아오기를 시작할 때에도 자신만의 열심을 다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먼저 듣고 움직임에도, 야곱은 자신만의 꾀를 다해 전략을 수립한다. 먼저는 두 갈래로 진영을 나누어서 혹여나 공격 당하면 절반이라도 몸을 피하고자 한다. 그러고 나서 하나님께 기도한다. 이어지는 전략은 더욱 당황스럽다. 형 에서가 마주치는 순서대로 선물들을 쌓아두고, 아내들과 아들들을 먼저 내보낸다. 여전히 야곱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쫓아가기보다는 자신의 꾀를 의지한다.
창세기 32장 27절이 되어서야, '움켜진 자'라는 이름의 야곱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때에, 하나님께서 이름을 바꾸어주시면서 축복을 전한다. 그렇게 하나님은 이름을 바꾸시면서 그 삶마저 통째로 변화하기를 도우신다. 고대 근동에서는 이름을 아기의 특성과 그 삶을 기대하며 짓는다. 움켜쥐고 놓지 않는 사람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이름을 바꾼다. 그리고 야곱의 삶은 이름대로 흘러간다.
새 이름과 새 축복과 함께 엉덩이 뼈를 맞바꾸었다. 뼈가 나감으로, 이제 자신의 힘으로 도망갈 수조차 없게 되었다. 자신의 전략이 마침내 한계를 마주하고서야,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기 시작한다. 그제야 순서대로 나열한 선물과 아내들과 자식들 뒤에 숨던 야곱이 앞으로 나선다. (33장 2~3절)
라반으로부터의 탈주와 귀향은 500년 뒤의 출애굽, 그리고 이어진 700년 이후의 바벨론 포로 귀환의 예표가 된다. 우리의 운동과 움직임으로 주변의 상황을 바꾸는 것이 무척 필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먼저는 우리의 존재 자체가 변화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원하신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실 때,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는 표현을 알려주신다. 악에서 구하는 기도는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지만, 시험에 들지 않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조금은 어렵다. 유진 피터슨은 이 문장을 이렇게 번역했다 :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서와 마귀에게서 안전하게 지켜주소서."
유진 피터슨. (2002). 김순현 등 옮김. 『메시지 성경 마태복음 6장』. )
주기도문 속 시험은 결국 우리가 우리의 죄성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이 기업을 잃고 바빌론으로 끌려간 것도 죄에 대해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이유들로 기업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
존재가 바뀌지 않으면 사회, 국가, 학교가 바뀔 수 없고, 오히려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가장 먼저 자기 자신부터 죄로부터 온전히 해방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20년처럼 우리를 계속해서 훈련시키신다. 그렇게 야곱의 결말처럼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니라 타인을 축복하는 삶을 살아내는 삶을 살아내기를 하나님께서는 원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성취를 얻기보다는 존재가 성장하기를 원하신다. 우리의 좌절과 성찰과 한계 속에서 기회를 주신다.
이삭의 축복과 야곱의 축복의 차이를 이삭과 야곱의 영성의 차이, 신령함의 차이로 설명해주셨다. 즉, 축복을 전하는 사람이 하나님과 얼마나 친밀한지에 따라 축복의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다. 말씀을 듣는 내내, 또 다른 관점이 보였다.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할 때, 대상이 축복받는 대상이 야곱 한 명이었다. (창세기 27장 28~29절) (전략)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이에 비해 야곱은 한 개인만을 축복하지 않고 나라를, 민족을 축복한다. (창세기 47~49장) 자기자신만을 위한 축복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축복.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삶. 이것이 사랑의 실천이고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이지 않을까. 어제, 생명과학 선생님과 함께 수련회장에 가던 길에 마주친 우리들 교회의 현수막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밤이다.
버락 오바마의 2004년 찬조 연설 원문 :
On behalf of the great state of Illinois, crossroads of a nation, land of Lincoln, let me express my deepest gratitude for the privilege of addressing this convention. Tonight is a particular honor for me because, let’s face it, my presence on this stage is pretty unlikely.
My father was a foreign student, born and raised in a small village in Kenya. He grew up herding goats, went to school in a tin-roof shack. His father, my grandfather, was a cook, a domestic servant to the British.
But my grandfather had larger dreams for his son. Through hard work and perseverance my father got a scholarship to study in a magical place, America, that’s shown as a beacon of freedom and opportunity to so many who had come before him.
While studying here my father met my mother. She was born in a town on the other side of the world, in Kansas. Her father worked on oil rigs and farms through most of the Depression. The day after Pearl Harbor, my grandfather signed up for duty, joined Patton’s army, marched across Europe. Back home my grandmother raised a baby and went to work on a bomber assembly line. After the war, they studied on the GI Bill, bought a house through FHA and later moved west, all the way to Hawaii, in search of opportunity. And they too had big dreams for their daughter, a common dream born of two continents.
My parents shared not only an improbable love; they shared an abiding faith in the possibilities of this nation. They would give me an African name, Barack, or “blessed,” believing that in a tolerant America, your name is no barrier to success. They imagined me going to the best schools in the land, even though they weren’t rich, because in a generous America you don’t have to be rich to achieve your potential.
They’re both passed away now. And yet I know that, on this night, they look down on me with great pride. And I stand here today grateful for the diversity of my heritage, aware that my parents’ dreams live on in my two precious daughters.
I stand here knowing that my story is part of the larger American story, that I owe a debt to all of those who came before me, and that in no other country on Earth is my story even possible.
Tonight, we gather to affirm the greatness of our nation, not because of the height of our skyscrapers, or the power of our military, or the size of our economy; our pride is based on a very simple premise, summed up in a declaration made over two hundred years ago: “We hold these truths to be self-evident,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that they are endowed by their Creator with certain inalienable rights, that among these are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That is the true genius of America, a faith… a faith in simple dreams, an insistence on small miracles; that we can tuck in our children at night and know that they are fed and clothed and safe from harm; that we can say what we think, write what we think, without hearing a sudden knock on the door; that we can have an idea and start our own business without paying a bribe; that we can participate in the political process without fear of retribution; and that our votes will be counted — or at least, most of the time.
This year, in this election, we are called to reaffirm our values and our commitments, to hold them against a hard reality and see how we are measuring up, to the legacy of our forbearers and the promise of future generations.
And fellow Americans, Democrats, Republicans, independents, I say to you, tonight, we have more work to do, more work to do, for the workers I met in Galesburg, Illinois, who are losing their union jobs at the Maytag plant that’s moving to Mexico, and now they’re having to compete with their own children for jobs that pay 7 bucks an hour; more to do for the father that I met who was losing his job and chocking back the tears wondering how he would pay $4,500 a months for the drugs his son needs without the health benefits that he counted on; more to do for the young woman in East St. Louis, and thousands more like her who have the grades, have the drive, have the will, but doesn’t have the money to go to college.
Now, don’t get me wrong, the people I meet in small towns and big cities and diners and office parks, they don’t expect government to solve all of their problems. They know they have to work hard to get a head. And they want to.
Go into the collar counties around Chicago, and people will tell you: They don’t want their tax money wasted by a welfare agency or by the Pentagon.
Go into any inner-city neighborhood, and folks will tell you that government alone can’t teach our kids to learn. They know that parents have to teach, that children can’t achieve unless we raise their expectations and turn off the television sets and eradicate the slander that says a black youth with a book is acting white. They know those things.
People don’t expect — people don’t expect government to solve all their problems. But they sense, deep in their bones, that with just a slight change in priorities, we can make sure that every child in America has a decent shot at life and that the doors of opportunity remain open to all. They know we can do better. And they want that choice.
In this election, we offer that choice. Our party has chosen a man to lead us who embodies the best this country has to offer. And that man is John Kerry. John Kerry understands the ideals of community, faith and service because they’ve defined his life. From his heroic service to Vietnam to his years as prosecutor and lieutenant governor, through two decades in the United States Senate, he has devoted himself to this country. Again and again, we’ve seen him make tough choices when easier ones were available. His values and his record affirm what is best in us.
John Kerry believes in an America where hard work is rewarded. So instead of offering tax breaks to companies shipping jobs overseas, he offers them to companies creating jobs here at home.
John Kerry believes in an America where all Americans can afford the same health coverage our politicians in Washington have for themselves.
John Kerry believes in energy independence, so we aren’t held hostage to the profits of oil companies or the sabotage of foreign oil fields.
John Kerry believes in the constitutional freedoms that have made our country the envy of the world, and he will never sacrifice our basic liberties nor use faith as a wedge to divide us.
And John Kerry believes that in a dangerous world, war must be an option sometimes, but it should never be the first option.
You know, a while back, I met a young man named [Seamus] in a VFW hall in East Moline, Illinois. He was a good-looking kid, 6’2″, 6’3″, clear eyed, with an easy smile. He told me he’d joined the Marines and was heading to Iraq the following week. And as I listened to him explain why he had enlisted — the absolute faith he had in our country and its leaders, his devotion to duty and service — I thought, this young man was all that any of us might ever hope for in a child. But then I asked myself: Are we serving [Seamus] as well as he’s serving us? I thought of the 900 men and women, sons and daughters, husbands and wives, friends and neighbors who won’t be returning to their own hometowns. I thought of the families I had met who were struggling to get by without a loved one’s full income or whose loved ones had returned with a limb missing or nerves shattered, but still lacked long-term health benefits because they were Reservists.
When we send our young men and women into harm’s way, we have a solemn obligation not to fudge the numbers or shade the truth about why they are going, to care for their families while they’re gone, to tend to the soldiers upon their return and to never, ever go to war without enough troops to win the war, secure the peace and earn the respect of the world.
Now, let me be clear. Let me be clear. We have real enemies in the world. These enemies must be found. They must be pursued. And they must be defeated. John Kerry knows this. And just as Lieutenant Kerry did not hesitate to risk his life to protect the men who served with him in Vietnam, President Kerry will not hesitate one moment to use our military might to keep America safe and secure.
John Kerry believes in America. And he knows that it’s not enough for just some of us to prosper. For alongside our famous individualism, there’s another ingredient in the American saga, a belief that we are all connected as one people. If there’s a child on the south side of Chicago who can’t read, that matters to me, even if it’s not my child. If there’s a senior citizen somewhere who can’t pay for their prescription drugs and having to choose between medicine and the rent, that makes my life poorer, even if it’s not my grandparent. If there’s an Arab-American family being rounded up without benefit of an attorney or due process, that threatens my civil liberties.
It is that fundamental belief — it is that fundamental belief — I am my brother’s keeper, I am my sisters’ keeper — that makes this country work. It’s what allows us to pursue our individual dreams, yet still come together as a one American family: “E pluribus unum,” out of many, one.
Now even as we speak, there are those who are preparing to divide us, the spin masters and negative ad peddlers who embrace the politics of anything goes. Well, I say to them tonight, there’s not a liberal America and a conservative America; 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ere’s not a black America and a white America and Latino America and Asian America; there’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The pundits, the pundits like to slice and dice our country into red states and blue States: red states for Republicans, blue States for Democrats. But I’ve got news for them, too. We worship an awesome God in the blue states, and we don’t like federal agents poking around in our libraries in the red states. We coach little league in the blue states and, yes, we’ve got some gay friends in the red states. There are patriots who opposed the war in Iraq, and there are patriots who supported the war in Iraq. We are one people, all of us pledging allegiance to the stars and stripes, all of us defending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n the end, that’s what this election is about. Do we participate in a politics of cynicism, or do we participate in a politics of hope? John Kerry calls on us to hope. John Edwards calls on us to hope. I’m not talking about blind optimism here, the almost willful ignorance that thinks unemployment will go away if we just don’t think about it, or health care crisis will solve itself if we just ignore it. That’s not what I’m talking. I’m talking about something more substantial.
It’s the hope of slaves sitting around a fire singing freedom songs; the hope of immigrants setting out for distant shores; the hope of a young naval lieutenant bravely patrolling the Mekong Delta; the hope of a millworker’s son who dares to defy the odds; the hope of a skinny kid with a funny name who believes that America has a place for him, too.
Hope in the face of difficulty, hope in the face of uncertainty, the audacity of hope: In the end, that is God’s greatest gift to us, the bedrock of this nation, a belief in things not seen, a belief that there are better days ahead. I believe that we can give our middle class relief and provide working families with a road to opportunity.
I believe we can provide jobs for the jobless, homes to the homeless, and reclaim young people in cities across America from violence and despair.
I believe that we have a righteous wind at our backs, and that as we stand on the crossroads of history, we can make the right choices and meet the challenges that face us.
America, tonight, if you feel the same energy that I do, if you feel the same urgency that I do, if you feel the same passion that I do, if you feel the same hopefulness that I do, if we do what we must do, then I have no doubt that all across the country, from Florida to Oregon, from Washington to Maine, the people will rise up in November, and John Kerry will be sworn in as president. And John Edwards will be sworn in as vice president. And this country will reclaim its promise. And out of this long political darkness a brighter day will come.
Thank you very much, everybody.
God bless you.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