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새롭게 결정한 책이다. 필명이 세이노(Say No. 일본인 이름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이었다.)인 우리나라의 자산가가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여러 사람들을 위해 짤막한 글들을 모아둔 것들을 인세 없이 출간한 책이다. 책은 출판비용만 받고 판매하고, 전자책은 무료로 배포 중이다. (꾸준히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다. 마지막 업데이트가 24.07.17.이다. https://blog.naver.com/dayonepress/223515971889) 처음엔 별 생각없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700쪽이 넘는 페이지에 압도되어 결국 전자책 어플을 활용하여 읽었다. 밑줄을 치고 저장하는 기능이 간편해,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더 많은 밑줄을 긋게 되는 습관이 생기기도 했다.
부자가 되는 삶을 추구하기보다 자족(自足)하는 삶을 살고 싶었기에, '부'와 '성공'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 이 책을 시작하기까지 많은 주저함이 생겼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책의 부제 '피보다 진하게 사는 삶'이 어떠한 것인지 천천히 느껴지기 시작했다. 읽어가는 시간 내내, 학급 학생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독서 모임에서 책 나눔을 할 때까지 1부밖에 다 읽어내지 못하였으나,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1부에 다 들어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마치 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 책과 비슷하다. (이 책은 글을 전업 작가가 쓴 책이기에 더 분류가 정리가 잘 되어있어 이해하기 편하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더 많고 깊은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 듯하지만, 무언가 정돈이 덜 되고 거칠어, 지혜를 나의 것으로 만들어내기가 더 어려운 느낌이 많이 든다.)
저자는 특별히 삶에서 성장을 강조한다. 부는 자신의 성장에 따라 따라오게 되어있다고 말한다. 내 삶의 가치에 '부'는 없었지만, '성장'의 키워드는 내게도 선명하기에, 저자의 성장에 대한 의견은 많은 공감과 도전이 되었다.
1부의 내용들 중에 마음에 울림이 남는 부분들을 발췌해보았다. 전자책의 페이지는 종이책과 원리가 달라, 소단원으로 페이지를 갈음한다.
2022 천재 앞에서 주눅 들지 말라.
핵심은 천재들의 이야기에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돈을 번다는 것은 다른 보통 사람들과의 게임이지 당신보다 크게 잘난 사람들과의 게임이 아니다. 예컨대 당신이 보통 사람이라면 하버드를 수석으로 나온 사람과 경쟁하게 될 까닭은 없지 않은가. 오히려 그 사람 주변에 더 무서운 경쟁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른바 공부 잘하고 머리 좋다는 사람들은 거의 다 학교나 연구소 혹은 법조계나 의료계 또는 유명 기업들에 있다. 이 얼마나 기쁜 사실이냐. 서울대 이공계 수석 입학생들의 80% 이상은 나중에 교수가 돼 있었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 역시 범재들에게는 너무나도 다행한 일 아닌가! 당신이 보통 사람이라면 교수나 의사 혹은 변호사와 경쟁할 까닭은 없지 않은가.
일과시간의 대부분 공부를 하며, 시험만 치르며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전교 1등이 코앞에(혹은 옆 교실에) 있다는 점은 참 슬픈 일이다. 삶의 대부분이 수치로 비교가능한 결과로 표현되는 일상이니까. 하지만 이 사실을 꼭 기억하면 좋겠다. 대학을 졸업한 뒤, 우리가 만날 경쟁상대는 내 옆의 가까운 사람이 아닐 것이다
2022 부자가 되려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가
빌 게이츠가 말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 인생의 11가지 법칙은 본래, 미국 애들이 쥐뿔도 모르면서도 자기 잘났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교육학적으로 고찰한 〈Dumbing Down Our Kids(우리 아이들 바보 만들기)〉의 저자 찰스 J. 사이크스 Charles J. Sykes가 신문에 투고한 글에서 한 말이라고 하며 본래는 14가지 법칙이고 아래 원문을 읽어야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그의 책에 이 법칙이 나오지는 않지만 사명감 있는 교사라면, 혹은 미국계 기업에서 높은 자리에 있다면, 원서를 읽어 보라.
읽는 내내 그 지혜와 표현이 재미있고, 또 현실적이어서 웃음이 났다. 지면을 할애하기에 분량이 너무 기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펼치기를 눌러보자. 첫 숨긴 글은 번역본, 둘째 글은 원어이다.
법칙 1: 공평하지 않은 게 인생이다.―이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라. 보통의 십대들은 하루에도 8.6번은 “공평하지 않잖아”라고 불평하는데, 실은 부모에게서 배운 불평이다. 너희 부모가 그 불평을 입에 달고 살았기에 너희는, 우리 부모는 (공평하지 않은 것들을 바로잡고자 노력하는) 가장 이상주의적인 분들임이 분명하다고까지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희 부모가 (그렇게나 불평을 하며 살아왔건만 바뀐 것은 전혀 없이) 자식들의 입에서 똑같은 불평이 반복되고 있음을 듣기 시작하면서부터 비로소 너희 부모는 법칙 1이 불평의 대상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진리임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법칙 2: 이 세상은 학교에서처럼 너희들의 자부심을 키워 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 세상은 네가 네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려면, 먼저 무엇인가 우선 성취하여 놓아야 한다고 한다. 쇼크 먹었다고? 터무니없는 자부심만 갖고 세상에 나오는 애들은 곧 인생은 불공평하다며 불평하게 된다. (법칙 1을 봐라)
법칙 3: 꿈 깨라.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연봉 4만 불은 절대 못 받는다. 부사장이 된다거나 카폰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개꿈이다. 유명 메이커 제품도 아닌 싸구려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법칙 4: 학교 선생이 정말 엄하다고? 직장에 들어가 상사를 만나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학교 선생이야 고용이 보장되어 있지만 네 상사는 그렇지 않기에 더 강하게 널 몰아칠 것이고, 그래서 네가 기분이 엉망진창이 되어도 네 상사는 네 기분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을 것이다.
법칙 5: 햄버거 가게에서 일한다고 해서 네 품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네 선조들은 그런 일을 다르게 불렀다. 기회라고 말이다. 그들은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주말 내내 커트 코베인에 대해 (그가 왜 죽었는지) 모여서 떠들어 대는 것을 더 부끄러워했을 것이다.
법칙 6: 부모 잘못이 아니다. 뭔가 잘못되어 엉망진창이 되었다면 바로 네 책임이다. 너희들은 “내 인생이니까 참견하지 마”, “내 상사도 아닌데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등등 그럴싸하게 말하면서도 같은 입으로 모든 일에 부모 탓을 한다. 18세가 되면 모든 것은 네가 알아서 해야 하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징징거리지는 말아라.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아이가 많기에 징징거려야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아이도 아니지 않느냐.
법칙 7: (부모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고?) 너희 부모의 삶이 지금처럼 무미건조해진 것은 너희가 태어나고 나서부터였다. 너희 키우느라 돈 벌고 너희들 방 청소해 주고 너희들의 허황된 개꿈을 들어주다 보니 그렇게 된 거다. 그나저나, 너희들 말이다, 흡혈기생충 같은 기성세대로부터 열대림을 보호하여야 한다고 설치기 전에 너희 침대방, 옷방부터 청소하고 이나 먼저 잡아라.
법칙 8: 학교에서는 너희를 승자와 패자로 가르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에서는 그렇지 않다. 어떤 학교에서는 네가 맞는 답을 찾을 때까지 네가 원하는 만큼 기회를 줄 것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그 어느 학생도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고자 F학점 제도를 없애고 학급대표 고별사도 폐지하였다. 노력은 결과만큼 중요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삶 속에서는 그 비슷한 것조차 전혀 없다. (법칙 1, 2, 4를 봐라)
법칙 9: 인생은 여러 학기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며 여름방학도 없다. 부활절 휴일도 없다. 세상은 네가 매일 출근하여 8시간 일할 것을 기대한다. 매 10주마다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지도 않는다. 똑같은 하루가 계속 반복될 뿐이다. 그런 생활 속에서, 너의 개성을 키워 주거나 자아 발견을 돕는 것에 관심을 보이는 일터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실현을 이끌어 주는 일터는 더더욱 드물다. (법칙 1, 2를 봐라)
법칙 10: TV는 현실 속 삶이 아니다. 네 인생이 시트콤은 아니다. 인생에서의 네 문제들 전체가 30분 안에, 그것도 광고 시간을 제외한 시간 동안 해결되진 못한다. 실제로는 사람들이 카페에서 수다를 떨다가도 일어나 일터로 가야 한다. 네 친구들이 제니퍼 애니스톤처럼 쾌활하거나 융통성 있지도 않을 것이다.
법칙 11: 공부벌레들에게 잘해라. 네가 결국에는 그들 밑에서 일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다 그렇게 될 수 있다.
법칙 12: 흡연이 너를 멋지게 보이도록 해 주진 않는다. 흡연은 너를 멍청이로 보이게 만들 뿐이다. 다음에 싸돌아다니게 되면, 11살짜리가 담배꽁초를 입술에 물고 있는 것을 한번 봐라. 그 모습이 바로 20세 이상의 성인이 너를 바라볼 때의 네 모습이니까. “자기 표현”을 한답시고 하는 보랏빛 머리염색이나 신체 피어싱도 마찬가지.
법칙 13: 너희는 불멸의 존재가 아니다. (법칙 12를 봐라) 젊었을 때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일찍 죽음으로써 아름다운 시체를 남기는 것이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분명 너는 최근에 (방 안에서 뒤늦게 발견되어) 실온에서 방치된 네 친구의 시체를 본 적이 없음이 분명하다.
법칙 14: 즐길 수 있을 때 즐겨 놓아라. 분명 너희에게 부모는 고통스럽고 학교는 지루하며 삶은 울적할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너희도 깨닫게 될 것이다. 청소년 시절이 얼마나 멋진 것이었던가를. 지금부터라도 (삶을) 즐기기 시작해 보아라.
이런 말 해 준 걸 고맙게 여기기를.
Rule No. 1: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 The average teenager uses the phrase “It’s not fair” 8.6 times a day. You got it from your parents, who said it so often you decided they must be the most idealistic generation ever. When they started hearing it from their own kids, they realized Rule No. 1.
Rule No. 2: The real world won’t care as much about your self-esteem as your school does. It’ll expect you to accomplish something before you feel good about yourself. This may come as a shock. Usually, when inflated self-esteem meets reality, kids complain that it’s not fair. (See Rule No. 1)
Rule No. 3: Sorry, you won’t make $40,000 a year right out of high school. And you won’t be a vice president or have a car phone either. You may even have to wear a uniform that doesn’t have a Gap label.
Rule No. 4: If you think your teacher is tough, wait ’til you get a boss. He doesn’t have tenure, so he tends to be a bit edgier. When you screw up, he’s not going to ask you how you feel about it.
Rule No. 5: Flipping burgers is not beneath your dignity. Your grandparents had a different word for burger flipping. They called it opportunity. They weren’t embarrassed making minimum wage either. They would have been mbarrassed to sit around talking about Kurt Cobain all weekend.
Rule No. 6: It’s not your parents’ fault. If you screw up, you are responsible. This is the flip side of “It’s my Life,” and “You’re not the boss of me,” and other eloquent proclamations of your generation. When you turn 18, it’s on your dime. Don’t whine about it, or you’ll sound like a baby boomer.
Rule No. 7: Before you were born, your parents weren’t as boring as they are now. They got that way paying your bills, cleaning up your room and listening to you tell them how idealistic you are. And by the way, before you save the rainforest from the blood-sucking parasites of your parents’ generation, try delousing the closet in your bedroom.
Rule No. 8: Your school may have done away with winners and losers. Life hasn’t. In some schools, they’ll give you as many times as you want to get the right answer. Failing grades have been abolished and class valedictorians scrapped, lest anyone’s feelings be hurt. Effort is as important as results. This, of course, bears not the slightest resemblance to anything in real Life. (See Rule No. 1, Rule No. 2 and Rule No. 4)
Rule No. 9: Life is not divided into semesters, and you don’t get summers off. Not even Easter break. They expect you to show up every day. For eight hours. And you don’t get a new Life every 10 weeks. It just goes on and on. While we’re at it, very few jobs are interested in fostering your self-expression or helping you find yourself. Fewer still lead to self-realization. (See Rule No. 1 and Rule No. 2)
Rule No. 10: Television is not real Life. Your Life is not a sitcom. Your problems will not all be solved in 30 minutes, minus time for commercials. In real Life, people actually have to leave the coffee shop to go to jobs. Your friends will not be as perky or pliable as Jennifer Aniston.
Rule No. 11: Be nice to nerds. You may end up working for them. We all could.
Rule No. 12: Smoking does not make you look cool. It makes you look moronic. Next time you’re out cruising, watch an 11-year-old with a butt in his mouth. That’s what you look like to anyone over 20. Ditto for “expressing yourself” with purple hair and/or pierced body parts.
Rule No. 13: You are not immortal. (See Rule No. 12) If you are under the impression that living fast, dying young and leaving a beautiful corpse is romantic, you obviously haven’t seen one of your peers at room temperature lately.
Rule No. 14: Enjoy this while you can. Sure parents are a pain, school’s a bother, and Life is depressing. But someday you’ll realize how wonderful it was to be a kid. Maybe you should start now.
You’re welcome.
2022 무슨 일이든지 더 잘하는 방법이 있다
사람들이 내게 웬 책을 그렇게 읽느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준 대답은 “내가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자기도취에 빠진 것은 아닌지, 내가 똥 묻은 개인데 겨 묻은 개를 탓하기만 하는 건 아닌지, 내 눈 속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 속의 티끌만 보는 것은 아닌지, 내가 제대로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인지 등등이 불안하다 보니 확인을 받으려고 읽는다.”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은 부담이 되는 일이다. 혹여나 내가 가르치는 것이 틀린 지식이면, 틀린 지혜이면 어쩌지 라는 고민이 무수히 든다. '내가 잘 살고 있구나'를 확인받는 일로, 저자는 책을 읽는다고 답했다. 나는 내가 잘 살고 있구나를 확인받는 방법을 아직 찾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책도 읽고, 인강을 듣고, 아내에게 조언을 구한다. (조언을 구할 사람이 많이 있으면 좋겠는데, 쉽게 찾기가 어렵다. 책에서도 나이 많은 어른에게 조언을 구하라는 조언이 많은데, 쉽게 찾기가 어렵다.)
2022 이런 일은 하지 말아라
우선, 어떤 서비스의 질에 대한 기대치가 고객과 회사 간에 이미 설정되어 있는 경우 당신이 고객의 주문만 받는 일을 회사 안 혹은 밖에서 하거나 그 주문을 중간에서 시행하는 일만 하거나 그 고객으로부터 대금을 받기만 하는 일은 하지 말라. 또한, 어떤 일에 대한 대가가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의 나이나 경험과는 크게 상관이 없이 이미 사회적으로 계산되어 숫자로 확정되어 있는 일은 하지 말라.
저자는 어떠한 일이든 시작하되, 그 일이 자신의 가치를 키우고 성장하게 하는 일이어야 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반복해야만 하는 일도, 그 반복 안에서 자신의 배움과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그 일에 열심을 다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위와 같이, 성장이 전제되지 않은 반복적인 일은 과감히 멈출 것을 말한다.
2022 허드렛일부터 제대로 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에서 허드렛일을 시키면 아주 기분 나빠 한다. 학력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더 그렇다. 신입 여사원들 중에는 커피 심부름이나 복사 심부름 같은 일을 하고자 취직한 것은 아니라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다. 왜 사람들은 허드렛일들을 우습게 여길까?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해야만 하는 일을 그들보다 훨씬 잘난 내가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
(중략)
복사는 어떨까? 입사 몇 개월이 되었는데도 복사기는커녕 자기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에 붙어 있는 여러 버튼들의 기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대다수이다(나는 신입 사원들이 먼저 고참 사원들에게 복사기 사용 설명서나 키폰 사용 설명서를 달라고 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팩스는 또 어떤가. 팩스 기기에 달린 버튼들에 대해 완벽하게 알려고는 아예 하지도 않는다. 상대방이 팩스를 받았을 때 어떻게 보일 것인지를 미리 생각하며 보내는 직원 역시 100명 중 한 명꼴밖에 되지 않는다. 99%는 자기가 가진 서류 원본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보낸다. 그 원본에 컬러 도표가 사용되어 있다면 팩스를 받았을 때 흑백으로 인쇄되면서 컬러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읽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그런 것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신문 기사 같은 경우 작은 글씨들을 팩시밀리가 뭉개 버린다는 것을 미리 생각하여 그 부분을 크게 확대해서 보내는 사람 역시 만나기 정말 어렵다.
(중략)
허드렛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자존심을 내세운다. 내가 이런 일 하려고 취직한 건 아니라고 하면서 말이다. 자존심? 뭔 자존심? 대학물 먹었다는 자존심? 꼴값 떨지들 말고 주변을 살펴보아라. 자존심 센 사람을 우리는 다른 말로 콧대가 높다고 한다. 콧대 높은 사람을 당신은 좋아하는가?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그런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는 자존심을 내세우고 콧대를 세운다면 주변에서 어떻게 생각할는지 한 번쯤 고려해 본 적이 있는가.
정말 자존심이 세다면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 성경에도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는 말이 나온다. 낮은 곳에서 걸레를 누구보다 먼저 잡고 하찮아 보이는 일들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하면서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치울 때 비로소 사람들은 당신을 인정할 것이다. 당신의 자존심은 그렇게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스스로 낮출 줄 아는 사람으로 인정할 때 저절로 지켜지게 되는 것이다.
너무 공감되었다. 나도 여전히 교무실의 내선전화기의 기능을 전부 알지 못한다. (넘겨주기, 넘겨받기, 통화중 녹음 기능밖에 알지 못한다.) 걸려온 전화번호로 내가 다시 전화를 거는 기능을 30분동안 끙끙거리면서 연구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으면 그 번호를 통째로 외워서 다시 전화를 건다.(이 방법은 나쁘지 않은 걸까?)
팩스도 공감이 많이 되었다. 은행에서는 팩스로 전송받은 문서를 공문서로 원본의 기능을 갖는다. 하지만 팩스를 전송하고, 전송받아본 내가 보기에, 팩스 문서는 원본으로 그 기능을 하기에 인쇄품질이 지나치게 떨어진다. 하지만 '이걸 공문으로 기능해도 되는 건가...?'라고만 생각하고 저자의 표현처럼 다른 방법을 구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우리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또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것에 대해 그다지 의지가 없다. 문제인식까지는 종종 있지만, 이것을 개선하려고 애쓰는 습관은 거의 없다.
우리 모두 콧대 높고 자존심 센 사람을 싫어하면서, 우리 모두 일정 부분에서는 콧대가 높으려고 애쓰지는 않았을까. 자기자신이 참 싫어하는 모습을 자신도 갖고 있을 수 있음을 기억하여야 하겠다.
2022 Integrity -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다면
Integrity에 대한 우리말 설명은 https://brunch.co.kr/@hifism/33 에서 필명 ‘귯다르타’라는 분이 써 놓은 글이 가장 좋았기에 허락을 받고 아래에 인용한다.(중략) 결론적으로 Integrity는 머릿속에서 옳다고 믿는 생각들과 행동이 엇갈림 없이 하나 된 상태를 의미하는데 (중략)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바로 그것이다. 머릿속에서 옳다고 믿는 좋은 자질들은 모두 다 우리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우리 것이 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서 Integrity를 얻게 된다는 사실 말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삶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었다. (물론 내 삶 또한 행동과 생각, 말이 다를 때가 참 많았고 그런 나 스스로를 내가 이해하지 못하던 때도 참 많았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 일반적(?)이고, 이를 합치시키는 데에 무척 큰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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