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서평 35

천년을 넘긴 성별의 갈등을 어디서부터 끊을까.

92년, 내가 태어난 해에 출간된 책이다. 책의 내용이 많은 이슈를 불러왔고, 영화화까지 되었다. 비록 나는 최근에서야 책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책이 출간되고 30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성별로 인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책은 먼저 성별로 인한 차별을 눈에 가시화시켰다. 그 결과, 성별로 인한 직접적인 갈등이 생겼기도 한 듯하다. 이 성별 간의 갈등은 결국 성별로 인한 차별이 끝나야 멈출 테다. 여전히 세상에는 성별로 인한 차별이 심하고, 갈등은 30년 전보다 더 커진 듯하다. 우리는 이 갈등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다루고 싶은 내용이 너무나 많은데. 2월 말에 책을 읽었더니, 신학기 준비와 개학과 학부모 총회 준비 등으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책을 읽어야 할 시기가 다가와, ..

Review - 서평 2025.03.09

보이는 책장과 서재 대신, 보이지 않는 내면의 지혜

내가 처음 만난 스토아 철학은 어느 예배시간에 잠깐 주석으로 소개받았던 내용이 전부였다. 진리와 지혜를 추구하는 그리스인들로부터 시작된 철학이 중세시대까지 그 학문의 태도가 이어졌고, 스토아 철학의 토대 위에 신학들이 세워졌다고 들었다. (5년도 더 된 예배 어딘가에서 들었던, 구체적인 참고문헌이 없는 예시 중 하나였기에 오류가 클 확률이 높음을 명시한다.) 그렇게 스쳐 지나가기만 하였던, 너무나 오래된 철학으로만 치부하였던 갈래의 철학을 짧게 나눈 책이었기에,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첫 1월에 서로 다른 네 가지 삶의 덕목을 다룬다. 용기, 절제, 정의, 지혜를 순차적으로 다루었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지혜가 와닿았다. 다이아몬드. 혹은 황금. 혹은 화폐처럼. 없어질 것들에 집중하기보다는 없어지지..

Review - 서평 2025.02.22

"좋은 일이겠지. 그런데, 옳은 일이기도 해?"

제목의 수식관계가 어렵다. 진짜 목격담이 가짜가 되었다는 의미다. '(사실) 가짜인, 진짜 목격담'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물론 저자가 밝힌 해석이 아니다. 내가 해석한 제목의 의미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김혜진 작가님의 청소년 장편 소설은 모두 읽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저자가 단 한 명 있다. 다른 책들은 그렇지 않은데, 김혜진 작가님의 책 앞 날개 작가 소개만큼은 꼼꼼히 읽는다. 접은 글에는 지금까지 변화해 온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모았다.더보기'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다. 세상은 너무 좁은 것 같은데, 정말로 좁은 건지 아직 모르는 게 많은 건지 확인해 보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프루스트 클럽. 2005년) 내일의 할 일, 일주..

Review - 서평 2025.01.25

기독교 학교에서는 해낼 수 없는 것들

교회에서 다시 교사 사역을 시작했다. 오래 쉬었고, 또 자녀도 있어 교사 사역을 시작하는 것에 부담이 갔다. 또한 2025학년도 업무도 불안과 염려가 가득한 업무를 맡게 될 예정(확정은 아니다)이기에 사역의 시작이 불안 불안하다. 그저 '함께 예배할 것, 그리고 그렇게 예배하며 내 안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1년을 가질 것'으로 올해 중고등부 사역을 시작했다. 부서 교역자님께서는 선생님들 모두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셨다. 오선화(2018). 작가님의 '교사, 진심이면 돼요'에서처럼, 주일학교 교사 사역은 구체적인 방법론보다 태도와 마음을 잘 다잡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렇게 이 책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보다, 마음의 중심을 다시 한번 살피게 한다. 책이 강조하는 것이 많았는데, 내게 와닿은 것은 세 가지였다..

Review - 서평 2025.01.24

죽음이라는 개념이 갖는 의미와 무게들

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품이다. 교회학교 학생의 추천으로 읽었다. 소설 읽기를 다른 분야의 책 보다 즐기지는 않았기에 쉽사리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펼쳐 읽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나흘 만에 책을 다 읽었다. 문학상 수상작이기에 저자의 다른 책은 없다. 문학상 수상작다운, 저자의 삶의 양식이 많이 드러나는 글 같다.(저자의 삶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는 나는 잘 모른다.) 책 후반부,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떠나보내면서 쓰기 시작한 글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책에 자신의 삶이 얼마나 투영되셨을까. 그 죽음을 직면하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나는 상실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나와 달리 아내는 주변에서 참 많은 소천을 경험하였는데, 나는 경험이 없다. 죽음을 경험한 적도 없지만, 아픈 가족들..

Review - 서평 2025.01.20

나는 왜 잘 쉬려고 하는가?

잘 쉰다는 것  수능을 마친 20살 청년들과 독서모임을 햇수로 2년째 갖고 있다. 스무살의 첫 열흘 남짓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과 1월에 함께 읽을 책으로 이 책을 선정했다. 제목에 이끌려 책을 정한 듯한데,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 신앙서적이었다. 제목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읽다보니 당황하기도 했다. 독서모임 구성원 중 절반 가까이가 비그리스도인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은 잘 쉰다는 것에 대해 논할것처럼 적혀있지만, 근원적인 질문인 '왜 쉬는가?'를 더 깊이 고민하게 했다. 사실 '쉼' 자체는 각자 개인에 따라 쉬는 방법이 다양할 것이고, 그 방법론을 논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저자가 판단한 것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도, '어떻게 쉬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많이 올라오지 않기도 했다..

Review - 서평 2025.01.17

글은 원래 주관적이라서 빛나는 겁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하는 책이다. 요즘 계속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책들이 마음에 끌린다. 이번 책도 그러한 마음으로 선택했다. 같은 저자의 아동을 대상으로 했던 ‘예쁜 말’이 많이 와닿기도 해서 읽기로 정한 책이다. 같은 작가의 앞선 책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에 아쉬움이 컸던 반면 이번 책은 비슷한 내용들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답게 더 쉽게 풀어 쓰고, 청소년들의 마음 상황에 맞춰 쓴 글이다. 위인들의 명언들에 저자의 생각을 가미한 짧은 글 수십편을 엮었다. 글이 짧아 읽기 편했고, 단정적인 어투는 이전의 책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에서와 같이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저자 또한 그 불편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이전 책의 많은 비평에서 이와 같..

Review - 서평 2025.01.16

불가능한 일 상상하기

팀버튼 감독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에 이러한 대사가 있다. "난 매일 아침 불가능한 일을 6개씩 상상해" (미아 바쉬이코브스카, 앨리스 역). 이와 같은 아이디어로 다양한 질문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이야기들이 묶여있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오류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가령 지구의 자전이 갑자기 멈춘다는 불가능한 상상을 해보자.(책의 첫 주제다.) 지구의 대기도 지구의 일부일까? 그럼 지구의 대기는 같이 멈출까? 책에서는 내핵부터 지각까지, 지구 내부의 암석과 물만 멈추는 것을 전재로 과학적 설명을 풀어간다.(대기는 관성에 의해 여전히 운동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마찬가지로 중성자별의 밀도와 같은 총알을 지구에 올려두는 것과 같은, 과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들..

Review - 서평 2025.01.12

선물 받은 이성(Reason)으로 믿음을 설명하기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책을 또다시 찾았다.더보기이전까지 내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책은 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 김혜진의 '프루스트 클럽',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이었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이 내 다섯 번째 지침이 될 책이 되었다. 삶의 가치관에 대한 지침이라기보다, 내가 믿는 것들에 대한 지침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논리 따지기를 좋아하고, 당위성 없이는 어떠한 작은 행동도 하지 않는 나에게 이 책은 내 믿음과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풀어 설명해주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맞아 이거야!' 라는 내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 감사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척 많지만, 책의 내용과 그것에 대한 나의 주석으로 남은 서평을 채운다.    41쪽. ..

Review - 서평 2024.09.11

소유물이 아니라 손님으로 대하기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자녀는 부모의 ‘가장 특별한 손님’입니다. - 버지니아 사티어 자녀가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 부모님에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손님임을 내가 꼭 기억하면 좋겠다. 자녀가 태어나니, 책 속의 내용들이 허투루 여겨지지 않는다. 은결이가 저자의 둘째 아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떨까. 쉽지 않은 저자의 삶이 벌써 가슴 먹먹하게 다가온다. 살아보면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오롯이 내가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나만큼이나 마음 아파하고 긴장한 사람이 옆에서 손을 꼭 잡아주고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절감한 최초의 사건은 출산이었다. 124쪽, 같은 책.늦은 밤,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는 분만실의 내가 떠오를 때가 있다. ..

Review - 서평 2024.08.1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배우는 시간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다양한 표현들, 그것에 대한 저자의 안목, 그리고 마음에 새기고 필사할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글 75편을 묶어낸 책이다.더보기그런데 비트겐슈타인의 글로 밝혀진 글에 원전, 혹은 번역에 대한 출처가 하나도 없다. 참고하고 싶은데 참고할 수 있는 주석이 하나도 없다… 비트겐슈타인의 글, 그것에 대한 저자의 해설, 필사할 문장 세 영역의 글이 저자의 해설인지, 비트겐슈타인의 글인지 확인이 불가능하게끔 서술되어 있는 점이 읽는 내내 나를 힘들게 했다. 75가지 잠언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언제 책을 읽든 우리이게 지혜를 건네주는 감사한 책이다. 특히 내게는 53번 ‘참을성이 많은 사람은 참을 게 많은 사람이다.’의 내용이 구구절절 공감되었다. 다양성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유사했다. (이에 대..

Review - 서평 202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