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서평 35

추상적인 사랑을 넘어 쾌적한 일상의 평온을 깨뜨리기.

청년편지에 이어, 김기석 목사님의 책을 이어서 읽었다. 19년에 출간된 청년편지는 2016년부터 18년까지 한 QT책에 기고된 글들을 묶어낸 책이다. 이 책은 23년에 출간되었는데, 청년편지 이후, 코로나를 지나치며 작성된 짧은 칼럼들을 담고 있다. 책의 방향성은 비슷하다. 비슷한 방향성의 책을 연거푸 읽으니, 저자가 어떠한 삶의 방향성을 지향하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청년편지 때도 그러했듯, 이번 책은 더 담아두고 싶은 부분이 많다. 책을 읽으며 계속 내 마음을 찔렀던 주제가 있다. 추상적인 선함은 쉽지만, 가까이의 사람들을 살피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온 세상을 사랑하거나, 인류를 사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은 어렵다. 특별히 인터넷 공간에서만,..

Review - 서평 2023.11.12

자발적으로 루저의 길로 접어든 이들의 마음에 깃든 '자유'

김기석. (2019). 『김기석 목사의 청년편지』. 성서유니온선교회.  23년 여름, 기윤실 교사모임 수련회장에서 처음 알게 된 책이고, 교사모임에서 책을 받아 읽었다. 김기석 목사님은 2020년 겨울 기윤실 교사모임에서 강사 목사님으로 처음 뵈었다. 유튜브에서 '잘 믿고 잘 사는 법'으로도 몇 번 뵈었다. 이 책은 QT집 '매일 성경 순'에 매달 연재했던 칼럼을 묶어 출판되었다. 20년 겨울 받았던 통찰들을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다시 느꼈다. 나이가 지긋이 드신 목사님께서 청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단호하고도 따뜻한 어투로 담겨있다. 책에서도 염려가 가득 담겼다. 불평등이 당연시되고, 경쟁이 내재화된 세상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청년들에게 또다른 부담을 지우는 일이지 않을까 염려하..

Review - 서평 2023.10.22

물리학자가 바라본 세상 모든 것(Every Thing)

대면 연수 첫날에 연수 교재와 함께 김상욱 교수님의 책도 함께 받았다. 나는 398쪽의 분량과 두께에 압도되었다. 알쓸신잡 시즌3 보다 책 『떨림과 울림』으로 교수님을 먼저 만났기에 두께가 주는 위압은 더욱 컸다. 『떨림과 울림』은 오롯이 제목에 이끌려서 읽었다. 책의 내용은 제목과 달리 전혀 말랑말랑하고 설레는 내용이 아니었다. 역시나 이번 책도 비슷했다. 방송과 강연에서는 재미없고 어려워서 차마 전할 수 없었던, 교수님이 꼭 담고 싶었던 모든 내용을 그나마 쉬운 내용만 추려서, 더욱 간단하게 다루셨다. 책의 내용은 대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을 거의 담고 있지 않다. 따라서 물리학과 전공생이 아니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단, 대학교 과정만 없을 뿐, 고등학교 자연과학 과목의 내용을 재..

Review - 서평 2023.08.05

읽고, 만나고, 기록하기.

인천시 교육청의 최근 핵심 키워드로 '읽, 걷, 쓰'를 강조한(다고들 한)다. 사립학교에서 근무하는데다 교육청의 이슈에는 관심이 없어서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을 중등 수학과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들으러 와서야 알게 되었다. (사립은 정말 공립과 학교의 결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경험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 모티브가 된 것으로 보이는 300 프로젝트에 대한 책을 연수 시작할 때 주셨다. 읽고, 걷고, 쓰는 것이 읽고 만나고 기록하는 것에서부터 온 것 같다. (읽걷쓰에 대한 안내를 정말 '하나도!' 받은 것이 없어서 확실하지는 않다. 본청 소속 학교이지만,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우선 조연심 대표님과 손영배 선생님의 책을 먼저 읽었다. (이것으로 1정 연수 마지..

Review - 서평 2023.08.01

두 번째 라틴어 수업.

영종도로 중등 수학과 1급 정교사 연수를 들으러 가는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다. 교수님의 『라틴어 수업』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서, 이 책까지 읽게 되었다. 책 『라틴어 수업』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Do ut Des.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두 표현이 있었다. 나 먼저, 그리고 너. 가 아니라 너 먼저, 그리고 나. 의 인식이 있는 서양의 문화권을 배울 수 있었다. 저자 한동일 교수님은 천주교 사제(司祭)였고, 바티칸 대법원(Rota Romana. 로타 로마나) 변호사이다. 즉, 사제셨던 천주교도의 책이다. 많은 개신교도들이 천주교의 신앙을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천주교 교리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마지막 시대에 누가 천..

Review - 서평 2023.07.30

나 자신다움에 집중하기.

물론 나도 인간의 지식의 유한함을 자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사유하기를 멈추지 않았고, 더 배우기를 멈추지 않으려 애썼다. 더 배우고, 더 고민하기를 애쓰는 삶을 살았다.최근, 'Hype'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익명의 학생들로부터 나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듣고 있다. 그중 특별히 내게 인상 깊게 다가왔던 표현들은 '책을 제일 많이 읽을 것 같은 친구', '줏대 있는 사람',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 '똑 부러진 사람', '성실한 사람' 같은 것들이었다. 학생들에게 나는 이러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 듯하다. 책을 많이 읽을 것 같은 친구, 줏대 있는 사람,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 똑 부러진 사람, 성실한 사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나는 ..

Review - 서평 2023.06.01

아이들의 아픔이 허구이길, 이 소설과 같은 일들이 모든 아이들에게 현실이기를

오하루. (2022). 『ㅈㅅㅋㄹ』. 선스토리. 11월 23일, 고2 학력평가 1교시와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OMR 카드에 감독 확인 도장을 찍지 않았다면 국어 영역 마치기 전에 다 읽어낼 수 있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 빨리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고, 문장은 읽기 쉬웠다.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제목이라 더 낯설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다. 당연히 제목은 '자살클럽'을 숨기기 위한 표현이었다. 왜 이런 제목을 지으셨을까, 출간 예정 구매를 하고 프리뷰를 쓰는 내내 고민이 되었다. "그의 모든 것이 다 좋아서, 하나하나의 행동까지 모두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 있다. 그가 하는 행동은 어떤 것이든 그 의미를 묻기 전에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 온전히 지지하고 응원한다."라고 ..

Review - 서평 2022.11.26

preview - 오하루. (2022). 『ㅈㅅㅋㄹ』. 선스토리.

교만함이 충만하던 고2, 닮고 싶은 어른을 찾아 헤매던 시절이 있었다.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어른 한 명 없는 세상이네. 에휴... 그거 내가 해야 하겠다.`라는 어린 생각으로 가득 찬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다. (선생님, 그걸 우리는 중2병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스물다섯이 되어 직장인으로 월급을 받기 시작하니 닮을만한 어른이 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되었다. 롤모델은커녕, 그저 나 자신을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엄마의 아들로서의 1인분, 군대에서 소대장으로, 아내의 남편으로, 혹은 학교에서 수학 교사, 담임교사로서의 1인분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상상을 넘어서는 비용이 드는 사회가 되었다. 한껏 교만했던 고2 시절의 `닮고 싶은 어른이 되는 삶`이란 ..

Review - 서평 2022.11.15

읽고, 생각하기. 고민하기를 멈추지 말 것. 송길영(2021) -『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2021). 『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북스톤. 같은 저자의 이전 책, 『상상하지 말라』에서 아주 큰 통찰을 받았던 기억이 선명하고, 소프트웨어 연구부 동아리를 맡아 더 배우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책도 자연스레 찾아 읽었다. 지난 책에 비해 더 많은 '메시지'가 들어있기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모든 부분에 통찰이 들어있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충실히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생각을 먼저 하면 돼요.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까요.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Just do it'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84쪽, 같은 책) 먼저 생각할 것을..

Review - 서평 2022.05.21

함께하기로 결정하기. 김혜진(2021) - 『완벽한 사과는 없다』

김혜진(2021). 『완벽한 사과는 없다』. 뜨인돌, 파주시. 출간 알림 신청이라는 것을 해서 읽는 작가가 두 명 있다. 한 분은 오선화 선생님, 다른 한 분은 김혜진 선생님이시다. 김혜진 선생님을 소개할 때, '지금의 나를 있게 한'이라는 수식어를 반드시 붙인다. 『프루스트 클럽』을 읽은 2009년 이후 12년간 김혜진 선생님의 10권의 서로 다른 작품을 모두 사서 읽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을 넘어서서 정서와 말투 그리고 생각하는 방법까지 대부분의 '삶의 태도'를 김혜진 선생님께 배웠던 듯하다. 체언으로 문장을 마치는 습관까지 김혜진 선생님께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학기에 산 책을 쉽게 읽어 내려가지 못했다. 두 번째 단원까지 읽어 내려가는데, 내 마음이 채 준비되지 못했..

Review - 서평 2022.03.19

채용이 바뀌었다. 하지만 결국 변한 것은 없다. 교육의봄 -『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

교육의봄 외 17인(2021). 『채용이 바뀐다 교육이 바뀐다』. 우리학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육군. 8살부터 27살까지 내가 경험해왔던 사회 공동체다. 그리고 28살부터는 다시 중고등학교를 다닌다. 학교와 군대가 아닌 조직에 있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IT기업 이든 외국계 기업이든, 공기업이든, 금융권 기업이든, 대기업이든, 구체적인 구분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 안에서 찾아낸 핵심 키워드는 '블라인드 채용', NCS로 대표되는 또 다른 '표준화 검사', 그리고 부서 단위 채용, 수시 채용 등의 '소규모 채용'이다. 이 내용들을 보며,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2013년 전후로, 사범대학에서 교사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는 '교직 적성 및 인성 검사'를 합격해야만 했다. "교..

Review - 서평 202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