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서평 27

선물 받은 이성(Reason)으로 믿음을 설명하기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책을 또다시 찾았다.더보기이전까지 내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책은 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 김혜진의 '프루스트 클럽',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이었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이 내 다섯 번째 지침이 될 책이 되었다. 삶의 가치관에 대한 지침이라기보다, 내가 믿는 것들에 대한 지침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논리 따지기를 좋아하고, 당위성 없이는 어떠한 작은 행동도 하지 않는 나에게 이 책은 내 믿음과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풀어 설명해주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맞아 이거야!' 라는 내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 감사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척 많지만, 책의 내용과 그것에 대한 나의 주석으로 남은 서평을 채운다.    41쪽. ..

Review - 서평 2024.09.11

소유물이 아니라 손님으로 대하기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자녀는 부모의 ‘가장 특별한 손님’입니다. - 버지니아 사티어 자녀가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 부모님에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손님임을 내가 꼭 기억하면 좋겠다. 자녀가 태어나니, 책 속의 내용들이 허투루 여겨지지 않는다. 은결이가 저자의 둘째 아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떨까. 쉽지 않은 저자의 삶이 벌써 가슴 먹먹하게 다가온다. 살아보면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오롯이 내가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나만큼이나 마음 아파하고 긴장한 사람이 옆에서 손을 꼭 잡아주고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절감한 최초의 사건은 출산이었다. 124쪽, 같은 책.늦은 밤,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는 분만실의 내가 떠오를 때가 있다. ..

Review - 서평 2024.08.1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배우는 시간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다양한 표현들, 그것에 대한 저자의 안목, 그리고 마음에 새기고 필사할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글 75편을 묶어낸 책이다.더보기그런데 비트겐슈타인의 글로 밝혀진 글에 원전, 혹은 번역에 대한 출처가 하나도 없다. 참고하고 싶은데 참고할 수 있는 주석이 하나도 없다… 비트겐슈타인의 글, 그것에 대한 저자의 해설, 필사할 문장 세 영역의 글이 저자의 해설인지, 비트겐슈타인의 글인지 확인이 불가능하게끔 서술되어 있는 점이 읽는 내내 나를 힘들게 했다. 75가지 잠언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언제 책을 읽든 우리이게 지혜를 건네주는 감사한 책이다. 특히 내게는 53번 ‘참을성이 많은 사람은 참을 게 많은 사람이다.’의 내용이 구구절절 공감되었다. 다양성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유사했다. (이에 대..

Review - 서평 2024.08.17

생각으로만 남기지 않고 직접 표현하기.

김종원 저자의 비슷한 이름의 책이었는데, 두께가 훨씬 얇아 책을 먼저 집었고, 그렇게 한숨에 다 읽었다. 어휘 늘리는 법이라는 책의 제목과 달리, 어휘에 대한 국어교사 출신의 저자의 생각들을 담은 책에 가까운 듯하다. 생각할만한 부분들이 많았는데, 두 곳만 이곳에 남긴다. 인민은 영어 'people'을 번역한 말이다. 그러므로 인민이라는 말 자체에는 이념의 색깔이 들어 있지 않다. 북한에서 인민이라는 말을 강조해서 쓰는 바람에 남한에서 인민이라는 말을 버리고 국민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무라는 좋은 말이 남한에서 사라진 것과 같은 이치다. 83쪽. 같은 책. 북한에게 빼앗긴 단어들이 많은 것처럼, 여러 공동체에 빼앗긴 나의 표현들이 이미 많다. 나에게 가장 선명한 표현으로는..

Review - 서평 2024.08.15

어른 : 생각한대로 행동하고, 행동한 것을 말로 옮길 수 있는 사람.

책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 『너에게 들려주는 예쁜 말』, 『너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말』, 그리고 『부모의 어휘력』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갔는데, 이 저자의 책은 위의 책만 남아있었고, 그렇게 빌려 읽었다. 책 제목만 보면 무언가 '어른'에 대한 또 다른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책을 잡았다. 마찬가지로 5장에서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목.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으니 그 설명으로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견식. ≒ 면안.'라고 쓰여있다. 그럼 통찰은 무엇이지? 라는 생각으로 통찰에 대해 찾아보니, 통찰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이라고 쓰여있다. 비슷해보이는 표현이지만, 특정한 사물을 기반으로 그 주변까지 치밀하게 살피는 시각이 '안목'이고, 그 사물에만 집중하..

Review - 서평 2024.08.02

부(Wealth)보다 성장(growth)이 먼저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새롭게 결정한 책이다. 필명이 세이노(Say No. 일본인 이름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이었다.)인 우리나라의 자산가가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여러 사람들을 위해 짤막한 글들을 모아둔 것들을 인세 없이 출간한 책이다. 책은 출판비용만 받고 판매하고, 전자책은 무료로 배포 중이다. (꾸준히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다. 마지막 업데이트가 24.07.17.이다. https://blog.naver.com/dayonepress/223515971889) 처음엔 별 생각없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는데, 700쪽이 넘는 페이지에 압도되어 결국 전자책 어플을 활용하여 읽었다. 밑줄을 치고 저장하는 기능이 간편해,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더 많은 밑줄을 긋게 되는 습관이 생기기도 했다. 부자가 되는 ..

Review - 서평 2024.07.25

통찰력 높은 책. 과연 모든 인류가 이와 같은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을까?

독서모임에서 이번 달, 함께 읽기로 했던 책은 '팩트풀니스'이다. 작년부터 책의 존재를 알아왔고, 세상을 통찰력있게 읽어내고 싶었던 나에게는 이 책의 제안이 흥미롭고 끌렸지만, 400페이지를 넘어서는 분량은 그 마음을 주춤거리게 했다. (참고문헌과 부록을 빼면 370여쪽이기는 하다.)  책의 정보를 요약하는 것만으로 서평을 채울 수 없어, 결론을 먼저 남기고자 한다. 책을 읽다보면 큰 숫자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이와같이 판단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삶이 일상이 되는 것은 무척 어렵다. 이것이 어려운 이유로 두 가지를 추려보았다.   1.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초, 중등 교육이 ‘지식인’을 키우는 교육이 아니다. 2. 두 번째로, 이 전제를 기억해야 ..

Review - 서평 2024.06.10

마주해야 할 것이 있다면 더이상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기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어.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그 일을 마주하면 돼. (루비우스 해그리드)(해리포터 시리즈)   선교단체 '예수전도단 대학사역'에서 훈련받을 때 자주 Q.Q.(Quaker's Questions)를 활용한 나눔을 했다. 딱 그 정도로만 익숙한 개신교 교단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퀘이커 교리에 대해서도 많이 접하게 된 듯하다. 퀘이커의 교리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본 적이 없었는데, 나에게는 동의되어지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퀘이커는 인간 개인 '내면의 빛'을 강조한다.즉 개인간의 다름과, 그로 인한 개인의 정체성, 그리고 개인 내면의 빛으로부터의 변화를 강조한다. 오해가 있을수도 있겠다. 내면의 빛으로부터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곧, 삼위 하나님의 권능과 상관없는 구원..

Review - 서평 2024.05.19

서 있는 곳이 다르면 서로 다른 것을 볼 수밖에 없다.

2017년, 방공 진지 내 진중문고(100권 미만의 책이 꽃혀있는 작은 책꽃이였지만, 모든 책이 양서였다. 어른 이후의 책읽기는 이 책꽃이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에서 발견하여 읽은 이후로, 개정판이 나올 때 한 번, 그리고 이번 독서 소모임을 통해 한 번 총 세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서일까, 매번 다른 감상이 남았다. 기독교 학교이기에, 세계관에 대해 특별히 많은 고민을 한다. 세계관(worldview), 믿음(beliefs), 가치(values), 행동(behavior)을 네 층위로 도식화한 그림들을 자주 만난다. (사람은 행동으로만 상대를 지각하지만, 행동의 근원들을 탐구하다보면 마침내는 세계관이 등장한다는, 관점에 대한 이론이다.) 이처럼 삶의 양식을 이루는 ..

Review - 서평 2024.05.01

아픔과 기쁨. 고통을 넘어서는 자유

김혜진 작가님의 판타지는 『아로와 완전한 세계』 시리즈로 무척 유명하기에, 이번 책도 당연히 믿음이 갔다. 판타지 소설 장르 자체가 나의 선호도가 높은 장르는 아니지만, 김혜진 선생님의 책은 일단 읽는 나로서는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시장 백화점'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남대문 시장이란 배경, 한국적인 감성과 예스러운 어휘와 표현들로 인해 읽는 내내 다른 세상에 방문한 듯했다. 남대문 시장을 단 한 번도 방문해보지 않아, 묘사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넘어가지 못한 적도 많기는 했다.(ㅠㅠ)    모라는 '반사의 주문'을 어머님께로부터 받았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모든 종류의 위해를 반사시킨다. 모라를 밀친 사람은 자신이 밀쳐지게 되었다. 모라의 필기도구를 망가뜨렸다면, 모라의 것은 멀쩡해지고 자신의..

Review - 서평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