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중략)
사랑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없다는 태도의 배경이 되는 두 번째 전제는 사랑의 문제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의 문제라는 가정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사랑할 또는 사랑받을 올바른 대상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뿐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13-14쪽.
그는 주도권을 갖지 못하고 그가 하는 일은 이 일을 관리하는 조직에 의해 지시된다. 계급의 높고 낮음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다. 그들은 모두 조직의 전체적 구조에 의해 지시된 일을 지시된 속도로 지시된 방식에 따라 수행하고 있다. 심지어 감정조차도 지시받고 있다. 쾌활함, 믿음직함, 모든 사람과 마찰 없이 지내는 능력까지도.
오락도 그리 격렬한 방법은 아니더라도, 역시 상투적인 것이 된다. 책은 독서 클럽에 의해 선택되고, 영화는 필름이나 극장 소유자에 의해 선택되고, 광고 슬로건도 그들에게 지불을 받는다. 휴식 역시 일정하다. 곧 일요일의 드라이브, 텔레비전 연속물, 카드놀이, 사교 파티 등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월요일부터 다음 월요일까지,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 활동은 일정하고 기성품화되어 있다. 이런 상투적 생활의 그물에 걸린 인간이 어떻게 자신은 인간이고, 특이한 개인이며, 희망과 절망, 슬픔과 두려움, 사랑에 대한 갈망, 무와 분리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단 한 번 살아갈 기회를 갖데 된 자임을 잊지 않을 것인가?
35쪽.
사랑받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도 없다. 어머니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현재의 상태', 곧 어머니의 자식으로 존재하는 것 뿐이다.
65쪽.
어린아이의 사랑은 '나는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는 원칙에 따른다.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66-67쪽.
나태주 시인의 '내가 너를'이 떠오른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 자체로 충분하며, 이를 위해 당신이 존재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물론, 3연에서는 '너 없이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 표현은 상대의 사랑이 없어도 충분하다는 광의적 함의로 나는 이 부분을 읽어내고 싶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래로 자본주의의 기본 구조다. 그러나 이것이 아직 근대 자본주의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여러가지 요인이 변했고 이러한 요인들은 현대 자본주의에 특별한 성질을 부여하고 현대인의 성격 구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결과, 우리는 자본이 점점 더 중앙집권화하고 집중화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 대기업은 계속해서 규모가 커지고 작은 기업은 밀려난다.
124쪽.
70년 전에도, 자본주의가 지금의 색깔을 띠고 있었구나.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심화는 지금처럼 소상공인보다 대기업 위주의 체제로 향할 수밖에 없음이 이미 70년 전부터 지시되어왔음이 인상적이다.
노동의 규격화만으로는 이러한 일에 성공하지 못하므로, 인간은 오락의 규격화에 의해, 곧 오락산업에 의해 제공되는 음향이나 구경거리를 수동적으로 소비함으로써, 더 나아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사고 이것을 곧 다른 것과 교환하는 데 만족함으로써 자신의 의식되지 않는 절망을 극복한다.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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