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2월 8일)
2020년 12월부터 끊임없이 ‘하나님께서는 왜 나를 중학교로 이끄셨을까?’ 질문했왔다.
그리고 이 질문을 시작한 지 고작 1년만에 '왜 나를 중학교에 고작 일 년만 머물게 하시는 걸까?’로 질문이 바뀌었다.
고등학교보다 더 바빴던 중학교의 1년을 돌아보며, 일 년간 무엇을 배우고 경험하였는지 돌아보는 겨울방학을 보냈다.
학교 법인과 고등학교의 상황으로 인해 중학교에 정규발령 받은 지 1년 만에 같은 학교법인의 고등학교로 가게 되었다. 어제는 1학년 4반을 진급시켰고, 오늘은 3학년 방송부원들을 졸업시켰다. (겨울 방학 개학식부터 종업식, 졸업식까지는 2/3 등교를 유지하기로 학교에서 결정하였다.) 방송부원 7명 중 5명은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중학교에서의 1년의 시간은 다른 많은 근무지에서의 일년과는 많이 달랐다. 짧은 1년이었지만, 짧은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중학교 시간이었다. 그 시간동안 나는 왜 선생님을 하고싶어했었는지 선명하게 기억해내었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이유가 '수학적 지식을 뽐내는 것'이 아니었다. 좋은 대학 보낸 아이들을 뿌듯하게 바라보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청소년들과 함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아무래도 중학교는 입시의 부담이 적었고, 성적 스트레스 없이 학생들을 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행복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022학년도부터 이제 고등학교로 가게 되었다. 고등학교는 벌써 (예비)고3 튜터링을 맡긴다. 수능 문제를 다시 풀며 ‘아 맞다. 이 문제 이렇게 풀었었어.’라는 생각이 올라온다. 봄방학 직전, 한 번 남은 중1 전환기 수업을 준비하며 ‘최적 정지 이론은 미적분이나 확통 과세특에 녹여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앞서 올라온다. 남은 방학 기간에는 ’올 해도 일반선택과목을 맡으면 이번엔 무슨 활동으로 과세특을 써야 하나?’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웠다.
2021학년도를 정리하는 지금 이 시점이 되어서야, ‘왜 나를 중학교에 일년 머물다 가게 하시는지’ 알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만 있었다면, 대입이라는 큰 과업 앞에서 나는 '왜 선생님이 되려고 했는지' 전혀 돌이켜 생각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저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이었음을, 그것만을 위해 학교로 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아이들을 대학으로 올려보내는 어른으로만 삶을 살아냈을 것이다.
열 여덟의 가을, ‘오데뜨’와 같은 어른이 되기로 결정한 그 첫 순간, 첫 마음을 잊지 않도록 이토록 나를 신경써주고 계셨다. 이제는 이러한 질문들로 기도를 채우기 보다, 다른 기도의 제목들로 나를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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