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시간의 초과근무를 확인받았다는 의미는, 최소 20일 이상 매일 5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해야 가능한 확인 시간이다. 확인해보니, 3월 2일 개학식부터, 3월 31일까지 3월 9일 대선일 하루 초과근무를 쉬었고, 3월 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일에 초과근무를 20분 한 것 외에 총 20일간 80시간 가까이 초과근무를 진행했다. 학내망 업무 포털의 초과근무 확인 시간으로는 내 초과근무 시간을 확인하기 어려워, 그냥 직접 세어보았다. 20일간 7시 30분에 학교에 도착한다. 이후 아이들의 야간 자기주도학습이 끝나는 21시에 퇴근을 준비하며, 21:10 전후에 퇴근한다. 그 외에 24일 전국 연합 학력평가에서도 7시 20분에 출근하여, 17시에 퇴근했다. 어림잡아 계산하니 290시간이다. 삼일절, 대선일 휴일이 두 번이나 끼어 있었음에도 주 52시간 근무는 지켜지지 않았다. (물론 공무원은 52시간 근무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학교에 남아있게 했을까. 맡은 과목도 많고 준비해야 할 수업도 많다. 지원한 공모사업도 많고, 세울 계획들도 많다. 평가와 상관없이 생활기록부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준비하고, 또 이를 누가 기록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보다 더욱 나를 학교에 두게 하는 것은 남아있는 학생들 때문이다. 학교에 반 아이들이 남아있는데, 이들을 두고 먼저 집에 가는 것이 아직 적응이 안 된다. 물론 자기주도학습 감독 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시고, 그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잘 마무리 시켜주실 것이 당연하시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있다. 어서 이 불안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겠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내게 `함께하는 것`에 대한 강박감이 있는 것 같다. 쉬는 시간이면 습관적으로 교실로 향한다. 특별히 방과 후 시간은 더욱 그렇다.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작성하다가도,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일어나서 자습실로 간다. 선생님이 되기로 결정하였을 때, 이와 같은 삶을 살아내기로 마음을 정했다. 한 달 살아내고 나니 쉽지 않음이 피부로 경험되지만, 그래도 조금 더 해보려고 한다.
공무원은 초과근무를 일반적으로 월 최대 57시간까지 수당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 달간 아무리 많은 시간을 일해도, 수당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간은 57시간이 한계이다. (해경 등, 특수 근무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예외이다) 또한 하루 4시간까지만 확인이 되며, 그 이상의 근무 시간은 입력되지 않는다. 또한 평일 초과근무는 실제 근무 시간에서 1시간을 공제한 시간으로 인정받는다. 즉, 평일에는 5시간의 초과근무를 진행해야지만 4시간의 초과근무 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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