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서평

읽고, 생각하기. 고민하기를 멈추지 말 것. 송길영(2021) -『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꿈잣는이 2022. 5. 21. 14:59

송길영(2021). 『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북스톤.

 

같은 저자의 이전 책, 『상상하지 말라』에서 아주 큰 통찰을 받았던 기억이 선명하고, 소프트웨어 연구부 동아리를 맡아 더 배우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책도 자연스레 찾아 읽었다. 지난 책에 비해 더 많은 '메시지'가 들어있기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모든 부분에 통찰이 들어있다.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충실히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생각을 먼저 하면 돼요.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까요.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Just do it'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84쪽, 같은 책)

 

먼저 생각할 것을 강조한다. 내가 세상을 읽어내는 속도보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 해오던 대로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현행화, 내 삶을 현재에 맞추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하고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생각해내기를 말한다.

 

평범한 게 판교 신혼부부라면 출발부터 불행을 잉태한 거죠. 기준이 높은데 그게 기준이라뇨. 심지어 그걸 모아놨어요. 국어, 영어, 수학을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무엇보다 평균, 중간을 추구한다는 국룰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서글프게도 중간의 인간은 대체됩니다. AI는 중간을 학습해요. 그런데 우리 인간이 지금 중간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214쪽, 같은 책)
임상심리 전공 교수님이 말하시기를, 사람을 한순간에 기분 나쁘게 하는 질문이 '행복하세요?'라고 합니다. 그만큼 한국인이 행복하지 않은 건 분명한 듯합니다. (191쪽, 같은 책)

 

소통의 매체가 늘어나고, 그 속도도 빨라지면서 우리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삶의 양식이 되었다. 친구의 SNS에서, 학벌에서, 직장에서, 연봉에서, 결혼에서 우리는 '국룰'을 찾고, 평균을 찾는다. 만약 서울 지역의 대학교를 가는 것이 평균이라면? 전국 상위 10%의 성적에 들어가는 것이 어떻게 평균일 수 있을까.

책에서의 결론은 사뭇 달랐던 것 같지만, 책을 읽으며 나는 이렇게 결론을 내었다. 공부하기를 멈추지 말 것. 읽고, 또 생각하기를 멈추지 말 것. 눈앞의 주식 투자 종목을 물어보는 사람에게, 저자는 천 권의 책을 읽을 것을 먼저 이야기한다. 천 권의 책에서 나오는 지식이 아니라, 그 책을 읽으며 고민하고 생각하기를 애쓰며 얻는 통찰력을 쌓는 것을 조언한다.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자신만의 브랜드, 콘텐츠, 네트워크, 라이프스타일, 곧 `모든 것`이 메시지라고 저자는 소개한다. 그렇게 자신이 기록한 것들로 나 자신을 만들 것을 말한다.

 

절대 다수의 교사들이 배우고 발전하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학생에게는 그렇게 하기를 기대한다.

심윤정(2021). 『선생님의 마음챙김』. 지식프레임.

 

한 번의 임용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만 62세까지 단 한 번의 추가 검증 절차 없이 계속 교사를 한다. 20대까지 배운 내용으로 평생을 살아낸다. 현재 어떤 공동체에서도 가능하지 않은, 오직 공무원들만 가능한 생태계다. 어쩌면 절대 다수의 교사가 결정하게 되는 `배우고 발전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학생들에게는 배우고 발전할 것을 기대하고, 또 그렇게 가르친다.

먼저 행하고 가르치는 어른이 되기로 결정했다. 먼저 배우고, 먼저 발전하고 나서, 학생들에게 이와 같은 삶을 살 것을 요청하자.

 

 

마치며, 책에서 소개하고 있고 기억하고 싶은 두 가지를 덧붙인다.

I. 다가올 변화를 예측할 때 꼭 필요한 세 가지 상수는 다음과 같다.

  1. 분화하는 사회 : 세대 단위 수는 점차 쪼개어지고, 1인 가구로의 분화는 점차 늘어난다. 인구는 줄어들어도, 세대 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2. 장수하는 인간 : 사람의 기대 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난다.
  3. 비대면의 확산 : 사람이 대면하지 않아도 된다. '무인 00'이 늘어난다. 사람이 해왔던 일에 사람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일이 늘어난다.

II. 비대면(non contact)이 아니라 선택적 대면(selective contact)이다. 회식은 급감했지만, 홈파티는 오히려 늘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해낼 수 있다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의 얼굴은 마주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마주하고 싶어지는 어른일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어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