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고, 마땅히 사랑 받을 만한

담임 반 아이들 모두와 함께 수학여행을 가는 것 또한 축복이고 감사함이겠다.

꿈잣는이 2023. 7. 5. 22:59

 

개학 직후 수학여행이 진행되어야 하기에, 시험을 마치자마자 학교는 분주하게 수학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학교는 시험을 마치는 날에 수학여행 참가 학부모 동의서를 보내고, 이틀 뒤에 학생들로부터 동의서를 마감하여 신청 인원 결재절차를 진행했다. 역시 우리 반은 출석 인정 결석과 신청서를 놓고 온 아이들이 충만(?)했고, 일단 참가 인원 보고만 먼저 진행했다. 재적 인원 24명 중에서 24명이 참석이었다.

 

첫 수학여행이다. 15년 전 내가 고1 때 다녀왔던 수학여행 이후로 학교에서 진행하는 숙박형 체험학습은 처음이다. (여름방학 곧, 사제동행 캠프를 다녀오기는 할 테지만) 15년 전만 해도, 수학여행은 정말 '모두'가 다녀와야 하는 여행이었다. 한 학년 전체에 한, 두 명만 여행 대신 등교 수업을 택하는 편이었다.

 

오늘 신청인원 보고를 위한 참가 신청서와 신청자 파악을 할 때에도 그와 같은 마음가짐이었나보다. 제출된 신청서 속, '신청합니다'의 표시 24개를 확인하기도 전에 일단 '2-11반은 24명 전체 참석, 불참 0명이에요!'라고 먼저 말씀을 드렸다. 교실로 돌아와서는 깜짝 놀라서 다시 신청서에 적혀있는 '신청합니다' 표시를 읽었다. 그제야 24명 전원의 수학여행 참석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우리 반은 모두 수학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어느덧, 반 아이들 모두와 함께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다양한 사유들로 학급 아이들 중 일부가 수학 여행 참석을 취소한다. '함께 가면 좋겠다...'라고 늘 생각하지만, 같은 방을 쓸 수도, 24시간 그 학생들과 함께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그래도 같이 가자! 같이 가면 진짜 좋을 것 같은데."라고 계속 권하기도 조심스럽다. 어떠한 설득도 하지 않았음에도 '수학여행은 당연히 다녀오는 것'이라고 마음을 모아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감사하고, 또 귀하다. 또한 마음을 같이 하여 수학여행을 허락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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