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럽고, 마땅히 사랑 받을 만한

다섯 번째 편지, 행동특성 종합의견

꿈잣는이 2024. 3. 3. 16:05

올해는 특히나 더 편지를 많이 쓴 듯하다.

 

23년 4월, 부활절을 맞아 부활절 편지를 썼다.

생일마다 아이들에게 생일 편지를 썼다.

성탄절에는 약속의 말씀과 함께 성탄 편지를 썼다.

종업식에는 이별 편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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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편지와 성탄절은 각자에게 모두 다른 편지를 썼고, 부활절과 종업식에는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썼다.

그리고, 2월에는 마지막 편지를 생활기록부에 남겼다.

 

149쪽. 교육부. (2024). 『2024학년도 생활기록부 기재요령 - 고등학교』

 

띄어쓰기 포함 500자 이내의 행동특성 종합의견을 썼다.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는 "학생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학급담임교사가 문장으로 입력하여 학생에 대한 일종의 추천서 또는 지도 자료가 되도록 작성한다."라고 명시한다. 기재요령에서부터 "추천서"로 종합의견을 쓸 것을 명시해 두었다. 진학지도와 연계된 생활기록부 기재 연수를 들을 때마다, '종합의견은 추천서입니다!'라고 연수받았다. 추천서를 써 본 경험이 4~5번 정도여서, 추천서를 쓸 실력이 못되는 나는 추천서와 같은 느낌이 나는 종합의견을 쓰기가 너무 어렵다. 고작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에게 축복의 표현들을 골라 담기 정도였다.

 

서로 다른 세 분의 선생님께서 종합의견을 검토해주셨다. 한 선생님의 워딩이 인상적이었다. "내재화된, 준비에 대한, 추상적인 모습을 써주시려고 노력하신 것 같아요." 정확하게 진단하셨다. 단편적인 행동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태도와 성품을 드러내고 싶었다. 어휘력과 작문능력이 모자라 추상적인 표현들이 가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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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록부 특기사항에는 "학생을 관찰한 구체적인 사실"과 함께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가 생기부에는 병행되어 기록되어야 한다. 사실 7 : 평가 3 정도의 비율을 연수 때마다 추천받는다. 비율을 지키면서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학생들의 태도와 기질을 다루려다 보니, 작문이 너무 어렵다.

 

 

나는 그저 한 가지를 전하고 싶었다.

"이 학생은 사랑스러운, 마땅히 사랑받을만한, 그리고 또 다시 사랑스러운 학생이에요."

 

이 사실 한 가지만 전해지면 좋겠다.

 

그리고 3월부터 평생 동안 생활기록부를 발급하고, 또 읽어볼 소중한 2023년에 만난 학생들이 그 마음을 전달받았으면 좋겠다.

 

2월은 아이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내는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