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특히나 더 편지를 많이 쓴 듯하다.
23년 4월, 부활절을 맞아 부활절 편지를 썼다.
생일마다 아이들에게 생일 편지를 썼다.
성탄절에는 약속의 말씀과 함께 성탄 편지를 썼다.
종업식에는 이별 편지를 썼다.
생일 편지와 성탄절은 각자에게 모두 다른 편지를 썼고, 부활절과 종업식에는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썼다.
그리고, 2월에는 마지막 편지를 생활기록부에 남겼다.
띄어쓰기 포함 500자 이내의 행동특성 종합의견을 썼다. 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는 "학생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학급담임교사가 문장으로 입력하여 학생에 대한 일종의 추천서 또는 지도 자료가 되도록 작성한다."라고 명시한다. 기재요령에서부터 "추천서"로 종합의견을 쓸 것을 명시해 두었다. 진학지도와 연계된 생활기록부 기재 연수를 들을 때마다, '종합의견은 추천서입니다!'라고 연수받았다. 추천서를 써 본 경험이 4~5번 정도여서, 추천서를 쓸 실력이 못되는 나는 추천서와 같은 느낌이 나는 종합의견을 쓰기가 너무 어렵다. 고작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에게 축복의 표현들을 골라 담기 정도였다.
서로 다른 세 분의 선생님께서 종합의견을 검토해주셨다. 한 선생님의 워딩이 인상적이었다. "내재화된, 준비에 대한, 추상적인 모습을 써주시려고 노력하신 것 같아요." 정확하게 진단하셨다. 단편적인 행동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태도와 성품을 드러내고 싶었다. 어휘력과 작문능력이 모자라 추상적인 표현들이 가득해졌다.
생활기록부 특기사항에는 "학생을 관찰한 구체적인 사실"과 함께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가 생기부에는 병행되어 기록되어야 한다. 사실 7 : 평가 3 정도의 비율을 연수 때마다 추천받는다. 비율을 지키면서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학생들의 태도와 기질을 다루려다 보니, 작문이 너무 어렵다.
나는 그저 한 가지를 전하고 싶었다.
"이 학생은 사랑스러운, 마땅히 사랑받을만한, 그리고 또 다시 사랑스러운 학생이에요."
이 사실 한 가지만 전해지면 좋겠다.
그리고 3월부터 평생 동안 생활기록부를 발급하고, 또 읽어볼 소중한 2023년에 만난 학생들이 그 마음을 전달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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