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서평

일을 잘하는 사람 보다, 사랑 많은 사람이 되고 싶은 나에게.

꿈잣는이 2026. 5. 17. 23:50

이해인(2025).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필름.

  나는 '다정함'이 세상을 더 이롭게 할 수 있는 힘이라고 믿는다. 다정함을 가진 사람은 엄청난 지능의 소유자이다. 다정함은 상대를 무안하게 하지 않는 배려와 상대를 안심시키는 반듯함이다. 똑똑함은 자신을 위한 지능이고, 다정함은 타인을 위한 지능이다.
6쪽.

 

 

  그런 사람을 보면 나는 마음속으로 고개를 숙인다. 아, 저 사람은 싸우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이구나. 세상 앞에서 부드럽게 말하기로, 사람들 앞에서 온기를 품기로 결정한 사람이구나. 그 따스함은 결코 약하지 않다. 다정함은 단단함을 품은 유연함이다.
56쪽.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신뢰할 수 있는가?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안한가? 말 한마디에 존중이 담겨 있는가? 말투는 그 모든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108쪽.

 

  나도 일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사랑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교단에 서면서 매일 행정업무를 마주한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올 때가 더 많지만, 일을 잘하기 위해 대가지불해야 하는것이 있다면, 나는 차라리 '일을 잘하는 것'을 대가지불하며 '사랑'을 얻고 싶다.

 

 

  나는 이제 관계를 성급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좋은 관계'는 빠르게 다가간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지 않은 상태로 오래 머물 수 있을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다정한 사람은 결국 가장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 말은 곧 배려가 습관화된 사람이며, 동시에 속도를 읽고 맞춰줄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다정한 말 한마디는 관계의 시작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오래 이어지려면 결국 '속도'를 읽는 감각이 필요하다.
116쪽.

 

 

  사람들은 리더가 팀원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안다. 진짜 리더는 늘 평가당하는 자리라는 걸. 매 순간 내가 한 말, 결정 하나, 표정 하나가 누간가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매번 말을 조심히 꺼내고, 성찰을 반복한다.
137-138쪽.

 

 

  그들은 자신이 어른답게 보여야 한다는 부담보다 진심을 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타인을 대한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감정을 숨기고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마음을 열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채 살아가는 것이라고.
  우리는 종종 "어른스럽다"라는 말에서 무거운 책임감과 고단한 무표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어른스러운 어른이란, 아이 같은 마음을 계속해서 지켜내고 있는 사람이다.
  세상을 배웠고, 상처도 겪었고, 실망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여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웃음과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풀 줄 아는 사람. 그리고 스스로를 너무 진지하게 바라보지 않는 사람.
168-169쪽.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를 주고받는 배려, 기억을 통해 자신을 지키고, 더 나아가 잘살고 싶어 한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우리는 계속해서 사랑을 쫓아야 한다. 그 길이 결국, 진짜 삶의 이유가 되어줄 테니까.
173쪽.

 

  나의 사랑해야하는 이유와는 조금 다르다. 그럼 나에게 "사랑의 필요"는 무엇일까. 내게는 그저, ''받은 사랑에 반응하는 것''이 전부인 것 같다.

 

 

  요즘 나는 '시간을 어디에 쓰는가'보다 '시간을 어디에 쓰지 않을 것인가'를 더 자주 고민한다. 가장 아깝다고 느끼는 시간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휘둘리는 시간이다.
194쪽.

 

 

  우리 회사에서 면접을 볼 때마다 빠지지 않고 묻는 질문이 있다. "마음에 품고 사는 문장이 있으신가요?" 이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무너질 때가 있다. 나도, 그도, 그리고 60대가 된 우리 부모님도 오늘이라는 하루를 처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모두가 서툴고 연약한 존재. 그래서 한 사람의 마음속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붙잡아주는 한 문장'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거창하게 말하면 '좌우명'일 수도 있겠다.
  이 질문을 통해, 상대가 인생의 문제를 어떤 태도로 마주하며 살아가는지 엿볼 수 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나이가 들수록 품고 사는 문장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삶의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붙잡고 사는 문장도 점점 더 깊어지고 진해진다.
248-249쪽.